(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 나선 우파 후보들이 동성결혼 합법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8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보수우파 성향의 콜로라도 당 후보인 오라시오 카르테스(56)는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는 '세상의 종말'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카르테스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는 있지만,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것은 세상의 종말을 믿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테스는 지난 1일에도 "동성결혼은 비정상적인 일"이라면서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통령 선거 후보인 중도우파 자유당(PLRA) 에프라인 알레그레(50)도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다.
우파 후보들의 발언에 대해 동성애 합법화를 촉구하는 비정부기구(NGO)들은 즉각 반발했다. '소모스 게이'(Somos Gay)의 세르지오 로페스 사무총장은 "대통령 후보들은 모든 사람의 평등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중남미 국가 중에는 아르헨티나가 유일하게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지난 2010년 7월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법령을 공포했고 이후 동성결혼 부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는 지난해 12월 동성결혼 허용 법안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하원을 통과했다. 상원도 최근 법안을 승인했다. 우루과이 정부는 이르면 내년 초 법안을 공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도 동성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는 4월 21일 시행된다.
여론조사에서 예상 득표율은 카르테스 37∼43%, 알레그레 30∼36%로 나왔다. TV 사회자 출신으로 좌파 후보인 마리오 페레이로는 8∼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콜로라도 당은 1947년부터 2008년까지 61년간 장기집권한 정당이다. 1954∼1989년에는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 전 대통령의 군사독재정권도 거쳤다. 2008년 4월 20일 대선에서 가톨릭 사제 출신의 페르난도 루고 후보에게 패해 권력을 내주었다.
자유당은 페데리코 프랑코 현 대통령이 이끄는 정당이다. 프랑코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루고 전 대통령이 의회 탄핵으로 축출되고 나서 대통령직을 넘겨받았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4/09 02: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