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환율 5.1페소, 암시세 8.65페소…외환통제 강화가 이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외환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암시장의 달러화 시세는 전날 사상 최고치인 8.65페소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공식 환율은 달러당 5.1페소였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공식 환율은 달러당 4.36페소에서 5.1페소로 17% 올랐다. 반면 암시세는 달러당 4.81페소에서 8.65페소로 79%나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가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통제 강화 때문이다.
정부는 달러화의 국외 유출을 막는다며 2011년 10월부터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기업의 국외송금을 억제하는가 하면 개인의 달러화 거래도 철저하게 통제했다. 국외여행자에게도 소액의 달러화 매입만 허용했다.
지난 18일에는 외국에서 신용카드나 현금카드를 사용할 때 부과하는 수수료율을 15%에서 20%로 인상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2007년 이래 국외로 빠져나간 달러화는 800억 달러에 달한다. 2011년에만 210억 달러가 국외로 유출됐다.
중앙은행은 국내외의 비판에도 외환시장에 대한 강력한 개입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는 국세청을 앞세워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도 대폭 강화했다.
정부는 최근 영국의 대형 은행 HSBC를 돈세탁과 탈세를 도운 혐의로 법원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HSBC의 현지 자회사가 고객들이 1억 달러(1천116억원) 이상을 숨길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은 범행에 연루된 업체 3곳이 가짜 영수증을 사들여 돈세탁에 활용하고 탈세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HSBC는 이런 사실을 세무당국에 알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