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3-03-21 09:26:32 조회수 : 611

한국 차·가전제품 흔히 목격돼…자원개발 직접투자로 확대

(산티아고=연합뉴스) 한미희 특파원 = 한국에서 가장 멀다는 지구의 반대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이 도시의 거리가 낯설지만은 않은 이유는 자동차 때문이다.


거리를 오가는 자동차 세대 중 한대 이상은 한국산이다. 친숙한 국산차들이 잇달아 달리거나 나란히 주차된 모습만 보면 한국의 여느 거리와 다를 바가 없다.


한국-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4월 1일) 9주년을 앞둔 20일(현지시간) 코트라(KOTRA) 산티아고 무역관에 따르면 현대·기아, 르노삼성 등 국산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은 35%로, 2007년 이후 일본 차를 제치고 줄곧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공항에서 비행기 일정을 알리는 수많은 모니터 자리도 삼성 제품이 차지하고 있고, 보통의 가정집이나 사무실에서는 삼성이나 LG, 대우의 냉장고, 세탁기, 텔레비전, 모니터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한국 기업의 가전제품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FTA 발효 9주년, 변화는 일상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칠레 세관 통계를 기준으로 한 양국 교역액은 FTA 발효 이전인 2003년 15억 2천만 달러에서 2012년 70억 8천800만 달러로 늘었다. 현재 칠레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30곳으로, 2010년 17곳에서 최근 3년 동안만 13곳이 늘었다.


FTA 초반의 양적 성장은 최근의 질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상품 무역 증대가 주춤한 사이 플랜트 수주와 현지 자원 개발이 늘고 있다.

2006년 이후 포스코 건설이 총 34억 달러 규모의 5개 석탄 화력 발전소를 EPC(설계·조달·시공) 방식으로 수주했고, 효성도 남부 지역 변전소를 수주해 공사 중이다.


남부발전과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세계 최대 동광산인 에스콘디다 광산에 전력을 공급하는 복합 화력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최종 낙찰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칠레 북부의 대표적인 공업 지역인 안토파가스타에 들어설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발주에는 SK건설과 현대중공업이 3개사로 압축된 적격인수후보에 포함돼 다음 달 초 최종 낙찰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LG상사와 삼성물산은 칠레의 원유와 천연가스, 전기동 광산 등 자원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또 몇몇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사업은 환경 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는 와중에 탈황·탈진·집진 설비 업체가 새롭게 진출하기도 했다.


산티아고 무역관 전춘우 관장은 "단순 무역에서 플랜트 건설, 현지 산업에 대한 직접 투자로 옮겨가는 추세"라며 "앞으로는 신재생 에너지 등 환경 분야에서도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oyy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3/21 08:35 송고

Quick Menu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