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11-21 13:12:36 조회수 : 723

이백수 한인회장 "삼바축제에 한국 주제로 참여"

브라질 이민 50주년 행사 연중 개최…전통정원도 건립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2013년은 브라질에 한인이 농업이민으로 첫발을 내디딘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브라질에 뿌리 내린 한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차세대에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내년 '삼바 카니발'에 '한국'을 주제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50주년 행사 준비차 한국을 찾은 이백수(63) 브라질한인회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삼바 카니발에 한복 등 한국을 주제로 한 행사가 펼쳐지는 것은 브라질 사회에서도 아주 획기적인 일이라고 자부했다.

"내년 2월 9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브라질 카니발은 전 세계 185개국에서 25억 명이 시청하는 지구촌 축제입니다. 시청자들은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 카니발에서 수천 명의 무용수가 한국을 주제로 춤을 추며 행진하는 장관을 보게 될 겁니다. A급 팀인 리우 벨포트 삼바학교의 무용수 3천600명과 상파울루 우니두스 데 빌라마리아 삼바학교의 무용수 4천 명이 참가합니다."

브라질한인회는 지난 6월에 두 삼바학교와 '한국과 한국인, 그리고 이민 50년'이란 주제로 카니발에 참가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7월에는 학교의 공연 기획자 4명을 열흘간 한국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08년 카니발에 일본을 주제로 한 팀이 기모노를 입고 나왔는데 경연 점수가 좋지 않게 나온 사례도 있어 공연 기획자들이 한국 주제를 잘 연출할 수 있도록 한국 탐방 기회를 마련했다"며 "카니발 A급 12개 팀 중 최하위는 B급으로 강등되기 때문에 이들도 1년 동안 치밀하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라질한인회는 공연 팀이 경연에서 3등 이상으로 입상하면 무용수 50명을 한국으로 초청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브라질한인회는 50주년을 맞아 차세대를 한인 사회로 불러내고 주류사회에도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1월 서울시청에서 이민사를 담은 사진전을 열고 2월에는 상파울루에서 50주년 기념식과 한국 가수 초청 위문공연도 펼친다. K팝을 브라질 전역에 알리는 차원에서 2014년 월드컵축구가 열리는 9개 도시를 순회하며 위문공연을 개최할 예정이다.

5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한국 문화의 날'에는 가수 싸이를 초청해 한류 붐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K팝 순회공연에는 한국-브라질 소사이어티(회장 최신원)의 지원으로 현숙, 남궁옥분, 김흥국 등이 출연한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사장 이팔성)도 K팝 그룹 2개 팀을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그는 "K팝이 널리 퍼지자 한인 차세대들이 모국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다"며 "싸이 공연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라질 주류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한국 정원 건립도 추진 중이다. `해외 한국 전통 정원 건립 추진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지을 예정이다. 모국에서 추진위 관계자와 만난 이 회장은 "팔각정 등 전통 정원을 꾸미고자 한국에서 목수 등이 상파울루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고국의 도움도 받지만 한인 사회도 `한국예술단'을 만들어 `한국 알리기' 순회공연에 나설 계획"이라며 "최근 사물놀이, 부채춤, 태권도 시범 등 40명으로 예술단을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브라질 한인 이민사는 1963년 2월 12일 100여 명이 상파울루 동남쪽 산투스항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한국인 이민자들은 애초 영농이 목적이었지만 산업화와 공업화 바람을 타고 도시로 이주, 지금은 80% 이상이 의류·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자녀 교육에 열성을 다 바친 부모 덕에 2세들은 교수, 공무원, 법조인 등 주류사회에 우뚝 섰으나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희박한 것이 문제"라며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자긍심을 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사를 다채롭고 풍성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고국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외교통상부에 지원 요청 공문을 지난 5월에 보냈는데 이번에 방한해 알아보니 여전히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왔다"며 "수교 50주년만 대대적으로 치르고 이민 50주년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는 건 브라질 한인 6만 명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다.

올해 5월 한인회장에 당선된 이백수 회장은 1983년 브라질에 이민해 온 의류·봉제업에 종사하고 있다. 1991년에는 재브라질한인체육회장 자격으로 교포 축구팀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 평양 선발팀과 친선경기를 펼치는 등 스포츠 교류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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