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8-09 15:22:22 조회수 : 796

볼리비아, '표현의 자유' 논란 가열

 

정부, TV·라디오 장악..정치인·언론인 전화 감청권도 확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볼리비아 정치권과 언론계에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가 TV와 라디오를 사실상 장악하고, 정치인과 언론인의 전화 통화를 감청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되면서 여당과 야당-언론계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볼리비아 의회는 최근 TV와 라디오 채널을 민간 33%, 정부 33%, 사회·원주민 단체 34%로 나눠 허가해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회·원주민 단체가 대부분 친(親) 정부 성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으로서는 전체 TV와 라디오의 67%를 장악하게 되는 셈이다.

   야당은 즉각 "모랄레스 대통령이 볼리비아 TV와 라디오의 67%를 통제하고, 민간 방송은 존립 근거를 위협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볼리비아 방송협회의 라울 노빌로 회장은 "사회·원주민 단체가 운영하는 TV와 라디오는 수익을 내지 못해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정부 통제 아래 놓일 것"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당 소속 다비드 산체스 상원의원은 "법안은 농촌 지역 주민도 동등하게 방송을 접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반 카넬라스 통신장관도 "TV와 라디오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해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법안"이라고 말했다.

   이번 법안에서 또 하나 논란이 되는 부분은 외부로부터의 위협이나 내부적인 소요, 대규모 자연재해 등 때문에 국가의 안위가 위태롭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모든 통신을 감청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는 정치인이나 언론인의 전화 통화를 당국이 언제든지 합법적으로 엿듣는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 소속의 베르나르드 구티에레스 상원의원은 "정치인과 언론인이 도청의 목표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야당은 볼리비아 정부의 방송 장악과 통신 감청권 강화가 모랄레스 대통령의 집권 연장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랄레스는 2005년 12월 대선에서 승리해 볼리비아 사상 첫 안데스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등장했고, 2009년 12월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2014년 말 시행되는 차기 대선에도 출마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8/01 04:5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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