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7-26 13:09:29 조회수 : 655

(서울=연합뉴스) 페루 남부 티티카카 분지에서 2천여년 전 융성했던 두 국가 간에 벌어졌던 전쟁의 흔적이 확인됐으며 이를 통해 국가의 탄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추측할 수 있게 됐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6일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연구진은 라미스강 유역에 자리잡았던 고대국가 타라코의 유적을 25년여에 걸쳐 발굴한 결과 이들이 인근 강대국 푸카라의 침략으로 멸망했음을 밝혀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타라코는 약 200만㎡ 면적에 인구 5천명(±2천명)이었고 푸카라는 400만㎡에 인구 약 1만명(±2천명)이었는데 전성기를 구가하던 푸카라가 타라코를 공격해 주민들을 죽이고 불을 질러 초토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타라코 문명이 너무도 심하게 불에 타 "마치 구리 제련소 같았다"면서 대화재 이전에는 농업과 토기제작, 흑요석 공예 등이 발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들은 파괴의 범위와 강도가 엄청났던데다 이후 재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점으로 미뤄 화재가 사고였거나 의식용 불이었을 가능성은 없으며 푸카라와의 전쟁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타라코의 몰락과 함께 푸카라는 이 지역의 지배세력으로 등장했다.

   연구진은 타라코가 멸망하기 전 수세기 동안의 돌조각이나 섬유, 토기 등에는 잘린 머리, 가죽 옷을 입고 머리를 자르는 사람 등 전쟁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타라코의 경우처럼 티티카카 지역에서 일어난 고대 전쟁에서는 최소한 수백명으로 추정되는 전사들이 동원됐고 이들의 주요 무기는 돌로 만든 공을 긴 끈으로 묶은 볼라였으며 볼라는 정확하고 살상력이 매우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당시 전쟁을 인구 증가 압력에 따른 자원 쟁탈전으로 보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자신의 견해로는 "이웃나라에서 빼앗은 물자의 가치가 공격 비용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될 때 전쟁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선하며 외부 요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가, 아니면 인간은 기회만 있으면 폭력적 성향을 드러내는가"라는 철학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라면서 장차 아르메니아 등 다른 분쟁지 유적 발굴을 통해 이런 의문의 답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youngn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26 10: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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