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7-21 10:26:43 조회수 : 704

중남미 최악 폭탄테러 발생 17주년 추모 행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르헨티나 내 유대인 공동체가 중남미 최악으로 일컬어지는 17년전 폭탄테러 사건의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유대인 밀집 지역인 발바네라 구역에서는 전날 수천 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17년 전 발생한 폭탄테러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이스라엘-아르헨티나 친선협회(AMIA) 건물에서는 1994년 7월 18일 폭탄테러가 발생해 85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

   유가족들은 행사에 참석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사건이 발생한 지 17년이 지난 현재까지 단 한 명도 검거되거나 처벌받지 않았다"며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AMIA의 기예르모 보르헤르 회장은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한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면서 사법당국에 대해 더욱 강력한 조사를 요구했다.

   아르헨티나 사법부는 폭탄테러 사건의 배후에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폭탄테러의 배후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아마드 바히디 이란 국방장관에게는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정부가 폭탄테러 사건 조사를 위해 아르헨티나 정부와 협력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국의 공동조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주말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명백하게 밝히도록 아르헨티나 정부와 협력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건설적인 대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테러 행위를 비난하며, 특히 AMIA에 대한 폭탄테러 희생자에게 위로를 전한다"는 말도 했다.

   이에 대해 엑토르 티메르만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은 "이란 정부의 입장이 확인되면 양국 관계에 전례 없는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AMIA의 훌리오 숄세르 사무총장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를 놀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리면서 이란 정부에 폭탄테러 관련자들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

   한편,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아르헨티나 주민의 30%가 "유대인을 이웃으로 두고 싶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나 반(反) 유대주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아르헨티나-이스라엘 협회(DAIA) 관계자는 "아르헨티나에는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큰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돼 있지만, 유대인을 배척하는 성향이 가장 강한 국가라는 특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르헨티나 내 유대인 거주자는 30만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19 23: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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