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7-18 10:57:57 조회수 : 688
피녜라 칠레 대통령(오른쪽)과 부인(EPA=연합뉴스,자료사진)

독재자 피노체트보다 낮아.."정권 재창출 난관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 지역에서는 드물게 기업인 출신으로 보수우파 성향을 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7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칠레 여론조사기관 아디마르크(Adimark)의 조사 결과 피녜라 대통령의 지난달 지지율은 31%로 나왔다.

   이는 칠레의 첫 사회주의 대통령인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70~1973년 집권)이 1970년 중 기록한 33%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칠레를 17년간 철권통치한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73~1990년 집권)도 피녜라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피녜라 대통령은 지난해 3월 52%의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로 대규모 피해를 본 직후 새로 출범한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됐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강진과 쓰나미 피해 복구가 늦어지자 국민의 불만이 커지면서 지난해 7월에는 지지율이 46%로 내려갔다.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은 북부지역의 광산 붕괴사고로 지하 700m 갱도에 갇힌 33명의 광부를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하는 데 성공한 지난해 10월 63%로 치솟았다.

   하지만 '광부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47%로 내려간 지지율은 올해 들어서는 1월 41%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진 31%까지 추락한 것이다.

   피녜라 대통령에게 1970년 이래 40년 만에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긴 가장 큰 원인으로는 최근 들어 계속되는 학생시위를 꼽을 수 있다.

   칠레에서는 요즘 수도 산티아고를 중심으로 공교육 강화를 내용으로 하는 교육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피노체트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20여 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확대된 상태다. 피녜라 대통령은 40억 달러의 기금 조성을 포함한 공교육 강화 방안을 제시했으나 학생들은 교육 시스템 개혁을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다며 시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피녜라 정권에 대한 압력은 칠레 최대 산업인 구리 부문에서도 가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 국영회사 코델코(Codelco) 근로자들은 민영화 소문이 나돌자 지난주 2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코델코에서 총파업이 발생한 것은 18년 만에 처음이다.

   전력난 해결을 위해 남부 파타고니아의 자연보존지역에 5개의 대형 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다 환경단체는 물론 일반 국민으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헤매자 2013년 말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 대선 1차 투표와 결선투표에서 피노체트 실각 이후 20년간 집권해온 중도좌파 정당연합 콘세르타시온(Concertacion)의 후보를 물리치고 승리했으며, 지난해 3월 취임했다.

   칠레의 차기 대선에서 중도좌파가 재집권하면 남미대륙의 '중도좌파 대세론'에 다시 한 번 힘이 실리게 된다. 보수우파 또는 중도우파로 분류되던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이미 이념적 성향이 상당히 희석된 상태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7/1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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