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칠레 방문 앞둔 우말라에 시장친화적 행보 주문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중도우파 성향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다음 주 좌파 인사인 오얀타 우말라 페루 대통령 당선자를 만날 예정이어서 회동 결과와 향후 양국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녜라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칠레 일간지 라 테르세라(La Tercera)와 회견에서 "페루가 안정적이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우말라 당선자가 취임 후 친(親) 민주적, 시장친화적 행보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이어 두 나라 사이에 태평양 해상 국경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칠레와 페루-볼리비아 연합군은 1879~1883년 '태평양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이 전쟁은 아타카마 사막을 둘러싼 영토 분쟁이었으며, 당시 칠레는 볼리비아 리토랄 지역을 점령하고 페루 남부 지역을 침공했다. 1881년에는 칠레가 페루 수도 리마를 장악하기도 했다.
1883년 3국 간에 평화협정이 체결돼 볼리비아는 400㎞에 달하는 태평양 연안을 상실하면서 내륙 국가로 전락했고, 페루는 항구도시 아리카와 타크나를 칠레에 넘겨주었다.
볼리비아와 칠레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1962년 이래 서로 대사관을 두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1975~1978년 잠깐 대사관을 설치했다가 폐쇄했다. 2006년 중도좌파 성향의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관계 개선 협상에 진전을 이루기도 했으나, 칠레에서 지난해 3월 중도우파 성향의 피녜라 대통령이 취임한 뒤로는 답보 상태다.
반면 페루는 태평양 인근 해역의 영유권 회복을 위해 2008년 칠레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페루의 알란 가르시아 현 대통령은 ICJ 제소와 관계없이 양국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으나 좌파이자 민족주의 성향이 있는 우말라 당선자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우말라 당선자는 지난 9일부터 브라질을 방문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을 만났으며, 전날에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페르난도 루고 대통령을 만났다.
이어 13~15일에는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를 순방할 예정이며, 7월28일 취임에 앞서 볼리비아, 에콰도르,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등 다른 남미 국가들과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6/12 09:00 송고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1/06/12/0607000000AKR201106120094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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