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멕시코한국문화원서 '백제-영원 속에 담긴 빛'展 개막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24일 오후 멕시코시티 폴랑코의 한국문화원에서 멕시코 시민이 백제의 금관을 착용한 채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2026.04.24. buff27@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멕시코시티는 방탄소년단(BTS)의 팬덤만 70만명 가까이 있을 정도로 K문화에 익숙한 곳이다. BTS 콘서트 표는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1분도 안 돼 동나고, 그들이 등장하는 영화도 조기 매진된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K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가 1위에 오르고, '기리고'가 4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 드라마가 현지 넷플릭스 차트를 도배하고 있다. 주말에 일부 한식당에서 식사하려면 현지인들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K문화가 멕시코의 일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이제는 좀 더 깊이 있는 한국 문화도 주목받는 분위기다. 가령, 고구려·백제·신라와 같은 한국 고대사에 대한 관심이 그렇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주멕시코한국문화원에서 개막한 '백제-영원 속에 담긴 빛'전(展)은 멕시코시티에 자연스레 스며든 K문화의 힘을 보여주는 자리였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제역사지구'에 대한 설명과 함께 한국 고대 문화의 품격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고대 유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건물 1층 전시장 내부를 채운 관람객 십중팔구는 현지인이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24일 오후 멕시코시티 폴랑코의 한국문화원에 전시된 백제 유물들. 2026.04.26 buff27@yna.co.kr
주최 측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백제 문화를 현지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현지화' 전략을 채택했다. 예컨대 무령왕과 왕비의 사랑 이야기를 '백설 공주'에 빗대어 풀고, 백제 도공이 등장하는 '사신도' 이야기를 알라딘과 요술램프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멕시코 관람객들은 이미 K드라마를 통해 한국 전통 정서에 익숙해져 있었다.
멕시코 시민들은 우아하지만 담박한 백제 유물들을 관심 있게 바라봤고, 곳곳에선 사진을 찍으며 주변을 신기한 듯 둘러봤다. 현장에는 2009년 출토돼 단시간 내에 국보로 지정될 정도로 예술미가 돋보이는 미륵사지 '금제사리호'를 비롯해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백제왕관 등 다양한 유물들이 진열돼 있었다.
이 가운데 단연 인기를 끈 건 백제의 왕관과 백제 의상이었다. 진품은 아니지만 관람객들은 백제 왕관을 쓰고, 백제 의상을 입은 후 셀카를 찍거나 전시장 한편에 마련된 '백제 네 컷'에서 사진을 찍었다. '백제 네 컷'은 '인생 네 컷'과 유사한 일종의 즉석 사진 부스다. 전시는 한국문화원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훌쩍 넘긴 7시 넘어서까지도 계속 진행됐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한국문화원에서 백제 의상을 입은 여성이 환하게 웃으며 걸어 다니고 있다. 2026.04.24. buff27@yma.co.kr
이날 전시장을 찾은 셀레네 아란다 씨는 "한국 문화를 알 소중한 기회였고, 훌륭한 체험이었다"며 "멕시코와 한국은 전혀 다른 국가이지만, 유사한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식도 맛있었고, 공예도 아름다웠다. 한국 문화를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주멕시코한국문화원과 백제세계유산센터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전시는 올해 7월31일까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