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 엔트로픽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방부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블룸버그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국방부가 앤트로픽에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간주했음을 공식 통보했다”며 “이는 즉시 효력이 발휘된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이 문제는 처음부터 군이 합법적인 모든 목적을 위해 기술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한 가지 근본 원칙에 관한 것이었다”며 “군은 특정 공급업체가 지휘 체계에 개입해 핵심 역량의 합법적 사용을 제한함으로써 군인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면 국방부를 비롯해 국방부와 거래하는 모든 계약·공급 업체는 군에 제공되는 서비스에 앤트로픽 제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인증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는 미국이 통상 적대국 기업 등에 적용해온 것으로, 미국 기업이 대상이 된 사례가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와 앤트로픽의 갈등은 지난 1월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에서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국방부는 ‘합법적인 모든 목적’에서 클로드를 제한 없이 사용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앤트로픽은 자사 AI 모델이 완전 자율 살상 무기나 미국 내 대중 감시에 사용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날 국방부로부터 공급망 위험 기업 지정과 관련한 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조치가 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법정에서 대응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독재자식 찬사를 보내지 않고 정부의 AI 정책에 반대해 앤트로픽이 표적이 됐다’는 내용이 포함된 지난달 27일 메모가 최근 기사화된 데 대해 신중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앤트로픽은 전쟁부(국방부)와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많다”며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조지타운대 안보·신기술센터 로런 칸 수석연구분석가는 앤트로픽의 클로드를 “우수한 역량”이라고 평가하면서 시스템에서 이를 제거하는 작업은 “관련자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국방부는 실제로 앤트로픽 퇴출 발표 이후 진행한 이란 공습 등 군사작전에서도 여전히 클로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록히드마틴, 아마존, 구글을 포함한 앤트로픽의 파트너와 투자자들에게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