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세계|최빈국 아이티 '유혈' 반정부 시위…대통령 퇴진 요구
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21-07-09 16:00:14 조회수 :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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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 연결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한국 전쟁 당시 우리나라에 현재 화폐 가치로 한화 360억 원 상당의 자금을 지원했던 나라가 있습니다. 중미 대륙의 작은 섬나라 아이티입니다. 그런데 7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반복된 정치 불안과 자연재해로 안타깝게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최근에는 반정부 시위도 격화되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반정부 시위가 1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최루 가스와 고무탄 등을 이용해 강제 진압에 나섰습니다. 실탄까지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대 역시 돌을 던지면서 맞서고 있습니다. 양측의 충돌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위에 참가했던 한 남성이 오토바이와 함께 불에 타 숨지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목격자들은 정부 지지자들이 불을 붙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빈국인 아이티의 국민들은 2010년 대지진 등 잦은 자연재해로 극심한 고통과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만연한 부패와 정치인들의 무능은 하루하루가 힘들고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의 민심을 자극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경제난 해결과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시위 참가자 : 우리는 살고 싶습니다! 우리는 평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배가 고픕니다!]

최근 모이즈 대통령의 임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국 혼란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모이즈 대통령은 2015년 대선이 부정 시비로 1년여 만에 다시 치러지면서 2017년 2월에 취임했기 때문에 임기가 아직 남아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권은 전임자가 퇴임한 2016년 2월부터 모이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것이라며 지난 7일로 임기가 끝났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야권 지도자의 말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안드레 미셸/아이티 야권 지도자 : 조브넬 모이즈는 대통령직을 강탈했습니다. (7일부로) 대통령 임기는 끝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의 권력을 없애기 위해 계속 싸울 것 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7일, 야권이 자신을 살해하려고 했고 체제 전복을 꾀했다며 관련자 23명을 쿠데타 시도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야권에서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한 대법관을 강제로 은퇴시키기도 했습니다. 중미 지역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이태혁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아이티 반정부 시위의 근본적인 배경은 역시 극심한 생활고 아니겠습니까? 2010년 대지진 당시 진흙에 소금을 넣어서 구운 이른바 진흙쿠키를 먹던 아이티 아이들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현재 아이티의 경제난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일까요?

    그렇습니다. 지금도 극심한 빈곤 정도를 극명하게 보여준 이미지가 바로 식사 대용으로 진흙으로 빚은 쿠키를 먹는 적잖은 아이티인들의 일상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난과 슬픔, 절망이 뒹구는 곳이 아이티가 아닐까 하는데요. 경제협력기발기구 OECD 산하기구인 개발원조위원회 다크는 매해 소득분위별로 최빈개도국, 하위중소득국, 상위중소득국, 기타순으로 구분합니다. 아이티는 라틴아메리카 권역국가 중에 유일하게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국가들이 다수 분포된 최빈개도국으로 분류가 될 정도로 빈곤의 정도는 아주 심각합니다. 특히 소득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분배지표인 지니계수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아이티가 레소토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더불어 세계 최악의 3대 국가 중에 하나인 것을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모이즈 대통령은 임기를 놓고 야권과 갈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4월 개헌투표 그리고 9월 의회선거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건 어떤 의도로 봐야 할까요.

    방금 영상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현재 아이티 정국 혼란이 촉발된 계기는 모이즈 현 아이티 대통령 임기 계산법과 관련한 정부와 범야권과의 불일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티 반정부 시위는 어제, 오늘의 사건이 아닌 일상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러한 맥락에서 4월 개헌 국민투표와 9월 대선과 의회 그리고 지방선거의 의도와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티는 1957년에서 86년 30년간의 프랑수와 뒤발리에와 장 클로드 뒤발리에의 아버지와 아들, 즉 부자간 세습을 하며 독재정치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1987년 레네 프레발에 이어서 집권하며 이전 독재 정부의 패착을 바로잡고자 대통령의 권한이 축소된 1987 헌법을 개정하기에 이르는데요. 이에 현 모이즈 대통령은 1987 헌법이 실상 국무총리에 과다한 권한을 집중하므로 오히려 아이티 국정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모이즈 당신이 집권하는 동안 대통령의 권한강화를 방점으로 한 개헌을 추진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범야권에서는 모이즈 대통령이 헌법상 단임제를 연임제로 개헌하며 오는 9월 선거에 출마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아이티는 외세의 간섭에서 지금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최대 원조국이 미국이잖아요. 미국이 임기 논란에는 모이즈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야권 인사들을 체포하고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된 대법관을 축출한 것에 대해서는 경고도 했습니다.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개입하느냐 이 부분도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다시 말하면 얼마만큼 아이티가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가 즉 양자관계 그리고 신임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라틴아메리카 외교정책의 프레임 내에서 아이티의 국내 정치의 역할과 영향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두 가지 레벨에서 접근할 수 있는데요. 먼저 미국과 아이티 간의 양자. 특히 경제관계를 돌아보면 적어도 아이티 수출품목의 90% 이상이 의류 셉터이고 이곳에서 생산된 물품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아이티에서 생산된 물품은 미국의 대아이티 섬유분야, 일방적 특혜무역제도 호프와 아이티 경제발전 프로그램인 헬프 등을 통해서 아이티의 경제가 미국의 혜택을 보며 동시에 의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 즉 역학관계 가운데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는 기후변화, 인권, 다자주의라는 외교적 프레임으로 라틴아메리카 역내외 외교적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주대륙 전체의 대표성을 가지고 있는 OAS 즉 미주기구 등 다자적 채널을 통해 아이티의 국내 정치 상황에 미국적 가치관을 주입하며 이를 반영하고자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010년 대지진 당시 외신들은 아이티를 '신이 외면한 나라'라고 칭했습니다. 외세의 지나친 개입과 반복되는 쿠데타로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형 자연재해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아이티 국민들은 정국 혼란과 생활고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진정한 재건을 위해 아이티 정치권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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