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8-04-30 13:12:28 조회수 : 598
출처 : 조선
발행일 : 2018-04-27
원문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4/27/2018042700194.html

작년에만 14만명 살해 당해… 2000년 이후 전사자 수보다 많아]

가장 큰 원인은 '급격한 도시화'… 빈곤·불평등 못참고 불만 표출
도시 일부지역서 살인 집중 돼

지난달 중순 멕시코 중서부 과달라하라에서 학교 과제로 영화를 찍던 대학생 3명이 사라졌다. 경찰 복장을 한 두 사람이 그들을 데려갔다고 마지막 목격자는 진술했다. 23일(현지 시각)에야 이들의 행방이 밝혀졌다. 지역 갱단이 학생들을 경쟁 갱단으로 오인해 납치·살해했고, 증거를 은닉하기 위해 시체를 산성(酸性) 물질로 녹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지역 대학생들은 시위에 돌입했다. 소셜미디어에는 '3명만이 아니다. 우리 전부다', '내가 다음 차례인가'라는 구호가 번지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해 2만9000명이 살해됐다.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이 20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가별 살인율
멕시코는 중남미에서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브라질 싱크탱크 이가라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10만명당 60명이었다. 엘살바도르 사망자 10명 중 1명이 살인으로 죽은 셈이다. 자메이카(56명), 베네수엘라(54명), 온두라스(43명)의 살인율도 못지않다. 한국(0.7명), 미국(5.3명), 세계 평균(6명)을 압도한다. 전 세계에서 중남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8%인데, 살인으로 죽은 사람의 비중은 38%에 달한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한 해 중남미에서 살인으로 14만명 정도가 사망했다"며 "2000년 이후 17년간 전 세계에서 전쟁으로 죽은 전사자 수보다 많은 수치"라고 전했다.

범죄 연구소들은 중남미의 살인율이 높은 원인 중 하나로 급격한 '도시화'를 든다. 중남미 주요 국가들은 인구의 75%가 도시로 집중돼 있다. 아시아·아프리카보다 도시화 수준이 2배 이상이다. 빠른 도시화는 빈곤과 불평등을 깊게 했고, 총기 허용은 최적의 범죄 환경을 조성했다는 지적이다.

'범죄와 전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엘살바도르 우파 정부는 갱단 소탕 작전 '마노듀라(mano dura·철권통치)'를 선포하고 군대를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2003년 10만명당 37명이었던 살인율은 2006년 65명으로 폭증했다. 좁은 감옥이 체포된 갱단 수감자로 득실댔고, 가벼운 죄를 짓고 들어온 젊은이들도 강력범 예비군으로 변한 탓이다.

좌파 정부가 들어서자 작전을 바꿨다. 2012년 엘살바도르 3대 갱단 두목을 구속해 놓고, 일종의 '아부 작전'을 폈다. 부하들에게 '갱단끼리 서로 죽이지 마라'고 지시해 주는 대가로 두목의 감방에 평면 TV를 들여주고, 외부 음식을 공급해 주는 등 호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자 살인율이 순식간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런 편법의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갱단들은 정부를 '협상 파트너'로 판단, 더 많은 범죄를 저질러 자신들의 협상력을 높이려 했다. 2015년 정부는 다시 갱단 소탕 작전에 군대를 투입했다.

효과적인 정책으로 살인율을 낮춘 사례도 있다. 1994년 콜롬비아 칼리시()는 살인을 줄이려고 연구소를 설립했다. 살인 유형을 분석한 결과, 월급날 많이 발생했고 술에 취해 발생한 사건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 정부는 주류 판매를 엄격히 제한했다. 그러자 몇 달 사이에 살인 건수가 35% 줄었다.

 

이가라페연구소 창업자 로버트 무가는 "중남미 주요 도시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 중 80%가 도시 내 2% 구역에서 발생한다"고 했다. 우범 지대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정확히 한 뒤, 화력을 집중하면 살인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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