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2-05-03 20:00:48 조회수 : 382

 

 

 

<남미, 국유화 움직임 확산..투자 위축 우려>

 

 

볼리비아·베네수엘라·에콰도르 이어 아르헨티나 가세

에너지·통신 등 기간 산업이 주요 국유화 대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 지역에서 국유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강경좌파 정권이 집권한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 에콰도르에 이어 최근에는 아르헨티나도 국유화 대열에 가세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스페인의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Repsol)의 자회사인 YPF의 지분 51% 이상을 국유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보냈다.

 

YPF의 지분 보유 비율을 연방정부 26.03%, 지방정부 24.99%, 아르헨티나 페테르센 그룹 25.46%, 렙솔 6.43%, 일반 주주 17.09%로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상원은 지난달 25일 표결에서 찬성 63표, 반대 3표, 기권 4표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에서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전망이다. 한 여당 의원은 "257명의 하원의원 가운데 200명 안팎의 찬성으로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YPF는 애초 국영회사였다가 카를로스 메넴 전 대통령 정부(1989~1999년) 때인 1993년에 민영화됐으며, 1999년 렙솔에 인수됐다. 이번 조치로 YPF는 13년 만에 국영회사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노동절인 지난 1일에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스페인 전력회사 REE 소유의 송전업체 TDE를 국유화하겠다고 선언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시설을 장악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 16년간 REE의 볼리비아 투자가 8천100만달러(약 900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들어 국유화 조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REE는 지난 2002년 TDE의 지분 99.94%를 인수했다. 나머지 지분 0.06%는 TDE 근로자들이 갖고 있다. 1997년에 설립된 TDE는 볼리비아 전체 송전망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남미 지역에서 국유화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것은 2006년께부터다.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과 흐름을 같이한다.

 

2006년 초 집권한 모랄레스 대통령은 자국 내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과의 계약 내용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유전 개발권을 제한하고 정유시설을 정부 소유로 돌리는 한편 천연가스 수출가격을 반강제적으로 인상했다. 이탈리아 텔레콤의 자회사인 엔텔(Entel)을 국영회사로 전환하는 등 통신 분야도 국유화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007년부터 다국적 에너지 기업들의 지분을 국영에너지회사인 PDVSA로 돌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지위는 PDVSA의 협력업체로 격하됐다. 미국 기업이 소유한 통신업체와 전력회사를 국영기업으로 만든 것을 비롯해 은행과 제철소, 식품업체, 시멘트 회사 등을 국유화 대상에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YPF에 앞서 2009년 스페인 기업이 운영하던 항공사 아에로리네아스 아르헨티나스(Aerolineas Argentinas)와 프랑스 수에즈 그룹 소유의 물 회사 아과스 아르헨티나스(Aguas Argentinas)를 국영화했다.

 

에콰도르는 2010년 에너지 관련법을 개정해 다국적 에너지 기업의 유전 개발 활동을 강력하게 규제했으며, 이 때문에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2억1천700만달러의 보상금을 받기로 하고 철수를 결정해야 했다.

 

남미 각국에서 나타나는 국유화 움직임에 대해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미국은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남미 지역에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고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밝혔다.

 

상파울루 주립대학(USP)의 조제 골뎀베르그 교수는 2일(현지시간)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제 투자가들은 남미에서 국유화 조치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남미는 물론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는 만큼 브라질 정부는 투자계약의 안전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2/05/03 03:56 송고

 

 

 

 

출처: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2/05/03/0607000000AKR201205030064000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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