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1-04-21 10:17:28 조회수 : 827

원전 확대 놓고 여론 엇갈려..국민투표 주장도 제기
정부 "원전 추가건설 계획 고수"..대체에너지 개발에도 주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원자력발전소 건설은 중단돼야 한다." "전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원전이 여전히 필요하다."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브라질에서는 정부의 핵에너지 개발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론은 원전 추가 건설에 부정적인 편이다. 여론조사업체 WIN-갤럽 인터내셔널이 47개국 3만4천명 이상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브라질인의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의 49%에서 54%로 높아졌다.

   정부가 원전에 대한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전이 적절하게 관리될 것으로 믿는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했다. 19%는 '적절하게 관리되지 못할 것', 40%는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질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원전의 안전성과 정부의 관리 능력을 의심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녹색당 후보로 출마했던 마리나 실바는 원전 추가 건설을 포함해 핵에너지 개발 계획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를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주장했다. 연방 상원의장은 "핵에너지 분야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게 핵에너지 개발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브라질 정부는 협의 끝에 "원전 추가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밀고 나간다"는 쪽으로 뜻을 모았지만, 내부에서는 여전히 신중론과 강행론이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로이지오 메르카단치 과학기술부 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수습 과정을 보고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외교장관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브라질의 핵에너지 개발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서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 주 앙그라 도스 헤이스 지역에 1984년과 2000년에 건설된 앙그라 1호와 2호 원전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 5월부터는 3호 원전이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브라질 정부는 앙그라 1, 2, 3호 외에 북부와 남동부 지역의 원활한 전력 수급을 위해 2030년까지 4기의 원전을 추가 건설한다는 계획 아래 북동부의 페르남부코 주, 바이아 주, 세르지페 주, 알라고아스 주와 남동부의 에스피리토 산토 주 등을 대상으로 부지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계획이 종료되는 2030년에는 원전을 통해 총 7천300M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브라질의 원전 전력 생산량은 약 2천MW로 전체 전력 생산량의 2% 미만이지만 2030년에는 3배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브라질의 원전 추가 건설 계획은 수력발전에 지나치게 집중된 전력 생산원을 분산시키려는 데서 출발했다. 현재 전력 생산원은 수력발전 66.3%, 천연가스 10.7%, 수입 6.7%, 바이오매스 6.6%, 석유 파생제품 5.8%, 원자력 1.6%, 석탄 1.6%, 풍력 0.8% 등이다.

   브라질 정부는 2050년까지 전력 생산원 비율을 수력발전 56.3%, 천연가스 15.9%, 바이오매스 8.9%, 풍력 6%, 석유 5.4%, 원자력 5.31%, 태양력 1% 등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지난해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브라질은 경제성장세의 둔화 없이 2050년까지 풍력, 태양력, 바이오매스 등을 이용해 전체 소비 전력의 93%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브라질 경제가 2050년까지 연평균 4%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전력 소비량이 3배 수준으로 늘어난다는 전제 아래 전력 생산원 비율을 수력발전 45.6%, 풍력 20.3%, 바이오매스 16.6%, 태양력 9.3%, 조력 0.8% 등으로 예상했다. 천연가스(7.3%)를 제외하면 열병합발전소나 원전이 필요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린피스가 호세프 대통령에게 핵에너지 개발 중단 선언을 촉구한 것도 브라질이 사실상 100% 대체에너지만을 사용하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전제에서 나온 것이다.

   브라질 정부 역시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 등 바이오 연료에 이어 풍력과 태양력 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2013년까지 전국 164곳에 풍력 단지를 조성하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경기장 일부를 태양열로 가동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fidelis21c@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04/21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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