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알바레스, 로페스 등 우파 성향 후보가 3강 형성
후보만 35명 난립…압도적 강자 없어 결선투표서 대통령 결정될 듯
[AFP=연합뉴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정당의 난립과 극심한 혼란으로 대통령 탄핵이 빈번한 페루에서 오는 12일(현지시간) 대선이 치러진다.
페루는 최근 10년간 임시 대통령을 포함해 8명의 대통령이 들어서는 등 극심한 정국 불안을 겪고 있다. 의회에 확실한 다수당이 없이 여러 세력으로 파편화돼 있어서 이해관계에 따라 정치적 담합으로 대통령을 탄핵하기 쉬운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페루는 한국과는 달리 헌법재판소의 심판 없이 의회 표결만으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대선 후보로 나선 이들만 35명에 달한다. 이중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게이코 후지모리(51) '민중의힘' 후보가 가장 앞서 있다.
그는 유력 후보였던 노벨문학상 수상자(2010년)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를 1990년 대선에서 꺾은 후 내리 3선에 성공했던 고(故) 알베르토 후지모리(1938~2024) 전 대통령의 딸이다. 부모님의 이혼 후 불과 19세의 나이에 어머니를 대신해 영부인 역할을 수행한 후지모리는 부친 실각 후 미국에서 돌아와 2006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역대 최다 득표를 얻으며 화려하게 정계에 데뷔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2011년, 2016년, 2021년 세 차례나 대선 결선 투표에 올랐으나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보수정당인 '민중의힘' 후보로 다시 나선 그가 4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될지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5일 발표된 현지 여론조사 매체 '다툼'의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지모리 후보는 14.5%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전 조사보다 1.5%포인트 오르며 상승세를 탔다.
그는 선거 막판 아버지의 유산을 호소하며 전국을 돌며 유세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 엘코메르시오가 전했다. 현재로선 결선 투표에는 무난하게 진출하겠지만, '독재' 이미지가 강한 데다 인권 범죄 혐의로 오랜 세월 복역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불호' 분위기, 여기에 자신의 부패 혐의도 있어 이를 극복하는 게 숙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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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출신으로 '모두를 위한 나라'당 후보인 카를로스 알바레스(62)가 이번 조사에서 10.9%를 얻어 2위에 올랐다. 특히 알바레스 후보는 이전 조사에서 3위(6.9%)였으나 4%포인트나 상승하며 후지모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극우적 성향의 리마 시장 출신 라파엘 로페스 알리아가(65) 후보는 9.9%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전 조사(11.7%)보다는 1.8%포인트 하락했다.
우파 후보들이 앞서 나가고 있는 가운데 중도좌파인 알폰소 로페스 차우(7.2%), 전 리마 시장이자 좌파인 로베르토 산체스(4.1%), 기예르모 베르메호(3.5%) 등 좌파 후보들도 5% 안팎의 지지를 얻고 있다.
현재까지 후지모리 후보가 가장 앞서 있지만, 오는 12일 차기 페루 대통령이 탄생하리라 보는 예측은 거의 없다. 후보가 난립한 데다, 부동층이 여전히 두텁고, 과반(50%) 지지율에 근접한 강력한 후보가 없어서다. 실제 엘코메르시오, 헤스티온,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유력 매체들은 상위 2인이 맞붙는 6월 결선 투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페루 선거법상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되려면 유효 투표의 과반(50% 초과)을 얻어야 한다.
투표는 12일 전국 1만2천여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경력 5만6천명이 현장에 배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