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임두빈 | 작성일 : 2026-01-17 18:45:37 | 조회수 : 28 |
| 국가 : 베네수엘라 | 언어 : 한국어 | 자료 : 정치 |
| 출처 : 주간조선 | ||
| 발행일 : 2026.01.17 | ||
| 원문링크 : https://www.msn.com/ko-kr/news/other/北-최고-중남미통-이일규-마두로-축출로-김정은-더-큰-공포감-느꼈을-것/ar-AA1UnJEj?ocid=socialshar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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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북한은 베네수엘라보다 방공망이 더 취약하다. 마두로 축출은 김정은에게도 적잖은 경고가 됐을 것이다.” 한때 북한 외무성 최고의 중남미통이었던 이일규 전 주(駐)쿠바 북한대사관 정무참사는 지난 1월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한밤중 미군에 체포된 사건을 두고 주간조선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에게 베네수엘라는 ‘멀리서 지켜본 나라’가 아니다. 2011년 첫 해외 근무지로 북한과 ‘사회주의 형제국’인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에 발령받은 뒤, 당시부터 2014년까지 베네수엘라 관련 업무를 도맡으며 마두로 전 대통령과도 여러 차례 직접 만난 경험이 있다. 2013년 3월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 장례식 때를 비롯해, 같은해 4월 마두로 대통령 취임식, 2018년 12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 등 굵직한 외교 행사에서 마두로와 직접 만났다. 특히 이 전 참사는 2013년 4월 마두로 대통령 취임식 때는 ‘악수 한 번’으로 당시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의 방해공작을 뚫고 베네수엘라 주재 북한대사관 개설 문제를 진전시키기도 했다. 이후 북한 외무성에서 부국장까지 지낸 이일규 참사는 2016년 김정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참사는 2023년 11월 쿠바를 탈출해 돌연 한국으로 망명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 때 한국과 쿠바의 전격 수교를 앞두고 문책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 전 참사는 수차례 만났던 마두로를 두고 “호방하고 털털한 성격”이라고 했는데, 쿠바 출신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던 마두로가 한밤중 나이키 체육복을 입은 채 미군에 끌려가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지난 1월 13일 서울 모처에서 만난 이일규 전 참사와의 일문일답. - 트럼프가 마두로 축출을 강행한 목적은. “명분은 마약이었지만, 실제 목적은 석유였다. 석유가 아니라면 결국 ‘체제 변화’가 목표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체제 변화를 하려면 현 집권 세력과 손을 잡고 살려줄 수가 없다. 이번에는 결국 그들과 손을 잡았기 때문에 목적은 석유였다고 본다. 트럼프 본인이 ‘정리했다’고 말하는 열몇 개 전쟁을 보면, 밑바탕에는 결국 ‘돈’이 있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성공을 위해 그런 군사작전을 한 것이다.” - 미국의 군사작전을 합리화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수교 관계인지 아닌지, 미국이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느냐 마느냐와 별개다. 주권 국가를 상대로 한 군사 공격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 국제규범에 비춰 합리화되기 어렵다. 실제로 주요 국가들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미국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마두로 체포가 러시아·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지난 1월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보면서 공수가 바뀐 느낌을 받았다. 불과 몇 년 전 같은 장소에서 러시아를 규탄하는 회의를 했는데, 이번엔 미국이 공격받는 상황이다. 원래 공격을 하던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비판받는 처지로 뒤바뀐 셈이다. 그런 장면 자체가 중남미 국가, 러시아, 중국 같은 패권주의 국가들에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3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장면. photo 뉴시스 - 정작 마두로 축출이 현지 민심을 흔들지는 못한 것 같다. “이번 미국의 작전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혜택을 주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원했던 것은 ‘마두로를 빼앗아 가는 것’이 아니라, 차베스 혁명 세력을 붕괴시키거나 완전히 위축시키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은 그 세력과 오히려 손을 잡았다. 미국이 국제사회에 준 실망보다 현지 국민들에게 준 실망이 더 크다.” - 마두로는 그간 어떻게 권력을 유지해 왔나. “마두로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나쁜 일을 너무 많이 했다. 현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말도 안 되는 방식의 선거를 치르기도 했다. 군대를 동원해 선거투표소를 장악하고, 이미 죽은 사람들의 이름으로 된 표도 굉장히 많이 나왔다고 한다. 그외에도 사법 당국을 무력화했고, 국회를 무시한 채 ‘제헌 국민회의’를 만들었다.” - 마두로가 범한 가장 결정적 잘못은. “나라 경제를 바닥으로 내친 것이다. 산유국이라면 그 나라의 생산 기반 위에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원유에만 기반한 경제 체제를 운영하다 보니 유가 변동에 따라 경제가 무너질 수도, 잠시 상승할 수도 있다. 대개는 결국 무너진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원유를 생산하고도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원유를 중국이 다 가져갔고, 체제 유지를 위해 카리브 국가들이나 쿠바 같은 나라들에 제공해야 할 물량도 있었다. 그 결과 정작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돌아갈 몫은 줄어들었고, 국민들은 굶게 됐다.” - 마두로를 직접 만난 적 있나. “여러 차례 만났다. 2013년 3월 5일 차베스가 사망하고, 며칠 뒤 장례식이 열렸을 때 당시 정부 특사 자격으로 마두로를 처음 만났다. 두 번째는 2013년 4월 14일 대선에서 마두로가 승리한 뒤, 4월 19일 취임식에 다시 정부 특사로 참석해 만났을 때다. 세 번째는 2018년 12월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에서다.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우익 성향이 강한 나라지만, 당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좌익으로 집권하면서 마두로를 초청했다. 그 자리에서 마두로가 나를 보고 반가워했다. 내가 부국장이 됐다는 말도 했다. 그리고 며칠 뒤 김영남 당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중남미 순방을 돌며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을 때 대표단 단원으로서 동행해 마두로를 다시 만났다. 이외에도 공식·비공식 자리에서 자잘하게는 여러 번 더 봤다.” - 직접 본 마두로는 어땠나. “호방하고 털털했다. 대통령으로서 격식을 차리는 스타일도 아니다. 나 같은 사람에게도 말을 먼저 걸고, 편하게 대하는 편이었다. 외형적으로는 키가 굉장히 크다 보니 가까이 서면 뿜어나오는 위압감이 있다. 김정은은 가까이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데, 마두로는 그런 점에서 분위기가 확 달랐다.” - 베네수엘라에 북한대사관을 내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1999년 2월 북한은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해외 대표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베네수엘라에 있던 북한 무역대표부도 철수했다. 이후 베네수엘라 관련 업무는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이 대신 맡았다. 북한은 원유 확보 등을 위해 베네수엘라에 대사관을 새로 개설하려 했고, 2012년에 필요한 각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베네수엘라 측에서 답신이 없었다. 당시 한국과 베네수엘라의 관계가 좋았던 데다, 베네수엘라 외교부가 한국과 북한 업무를 한 부서에서 함께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북한이 어떤 요청을 하면 그 내용이 한국 측에 전달되는 경우도 있었고, 한국대사관도 방해공작을 많이 했다.” - 한국의 방해공작을 어떻게 뚫었나. “2013년 4월 19일 마두로 취임식 날이었다. 마두로가 악수하고 지나가는 순간 내가 결례를 좀 범했다. 당시 쿠바 주재 북한대사였던 전영진 대사가 스페인어를 할 줄 몰라, 악수하는 짧은 시간 안에 핵심적인 말을 못 했다. 전영진 대사는 김정은의 고모부였다 숙청된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매형이다. 그래서 내가 마두로와 악수하면서 손을 놓지 않고 직접 말했다. ‘1년 전에 우리가 대사관 개설을 하겠다고 각서를 냈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 내가 베네수엘라 대사를 한번 해보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마두로가 뒤에 있던 외무상에게 ‘오늘 중으로 올리라’고 지시했고, 내게 ‘오늘 저녁 호텔방으로 동의 각서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날 저녁 동의 각서가 호텔로 왔다.” - 중국 특사를 만난 직후 마두로가 축출된 배경은. “중국 특사를 만난 시점을 겨냥했다고 보긴 어렵다. 다만 트럼프의 목적은 석유 확보, 그리고 중남미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지는 걸 차단하는 것, 이 두 가지다. 군사작전상 그 시점이 필요했기 때문에 결국 그 타이밍을 선택한 것 같다.” - 이번 사건이 북한에도 실질적 위협이 됐을까. “북한은 베네수엘라보다 방공망이 훨씬 더 취약하다.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했을 때 전 세계가 놀랐는데, 북한도 크게 충격받았을 것이다. 이란은 중국산 방공망을 쓰고, 베네수엘라는 중국산 탐지 체계에 러시아산 요격 체계를 쓰는데 이 둘이 호환이 잘 안 된다. 마두로 축출은 그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다. 북한은 이보다 더 취약하다. 김정은 입장에선 통제할 수 없는 영공으로 ‘KILL(킬) 전력’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상황 자체가 공포다. 실제로 2년 전쯤 남한 무인기 침투 논란이 있었는데, 북한은 이를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 당시 느꼈을 공포감에 더해, 이란에 대한 공격과 마두로 축출까지 겹치면서 북한은 큰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다.” 2018년 김영남 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가운데)이 중남미를 순방하며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을 때 대표단 단원으로서 동행한 이일규 참사(오른쪽 셋째). photo 이일규 제공 - 북한은 베네수엘라와 달리 핵을 가지고 있다. “핵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의 문제다. 김정은을 미국이 잡아가면 핵이 무슨 의미가 있나. 이번 사건을 보면서 북한도 핵 자체가 김정은의 신변을 지켜주는 강력한 억제력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수 있다.” - 북한이 베네수엘라와 관계를 유지해온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정치적 반미 연대다. 직접적 이해관계 때문에 노골적으로 반미를 하는 나라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쿠바·니카라과·베네수엘라 등은 확실한 반미 진영이고 북한도 그들과 공통점을 찾았다. 나머지 하나는 원유 때문이다. 북한은 우고 차베스 집권 시기부터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가져오려 시도했지만 한 번도 못 가져왔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중국이 독점하고 있고, 집권 카르텔이 연루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끼어들 틈이 없다.” - 북한은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한 번도 못 받았나. “줄 수가 없다. 2000년대 초반에 차베스가 북한에 ‘원유 50만t을 주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당시 김정일이 너무 좋아하면서 동해안 원유 창고를 비우라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결국 안 줬다. 북한이 귀찮게 하니까 ‘주겠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때 김정일이 화가 나서 외무성 사람들 몇몇이 잘못될 뻔했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사실상 중국이 대부분 가져가고, 체제 안전을 위해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등의 나라들에 줘야 하는 물량도 있다. 그러다 보니 국민에게 돌아가는 원유도 없고 북한에 돌아가는 원유도 없다.” - 북한이 원유 확보를 위해 비공식 방법을 쓴 정황을 본 적 있나. “북한 에너지 유입 경로는 중국과 러시아다. 원유는 대북 제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북한의 원유 확보 방식은 몽땅 극비로 진행된다. 외교관들은 원래 비밀공작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일반적인 외교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어서 이런 영역은 알기 어렵다. 다만 제재를 피하기 위해 공해상을 통하거나, 국경을 통해 유입되는 방식이 있다는 얘기는 내부적으로 다 알고 있다. 먼 나라에서 끌어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고, 국제사회가 통제하기 어렵고 가까운 중국이나 러시아가 결국 핵심 통로가 될 수밖에 없다.” - 이번 사건이 반미 국가들에는 어떤 영향을 줬나. “미국 패권주의를 비판할 ‘이야깃거리’를 줬다. 동시에 미국에 대한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트럼프가 마두로 축출 이후 언론에 나와 그가 건방지게 자기 춤을 따라 했다는 말도 했다. 반미 국가들이 결집해 공동 투쟁하는 효과보다는, 미국에 대한 ‘선을 넘지 말라’는 교훈이 더 컸다고 본다.” - 쿠바가 트럼프의 다음 목표로 지목되는데. “요즘 트럼프가 쿠바를 두고 말을 많이 하더라. 특히 ‘차기 쿠바 대통령이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의 마르코 루비오(미 국무장관)가 될 수도 있다’는 식의 언급은 쿠바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이야기다. 쿠바의 2019년 개정 헌법을 보면 ‘쿠바에서 태어난 사람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반면 1940년 헌법 기준으로는 ‘쿠바인 부모에게서 태어난 해외 출생자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국 어떤 헌법적 기준을 적용할 것이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다만 쿠바에 군사작전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다.” - 미·중 힘의 균형은 어떻게 보고 있나. “중국과 미국 모두 패권주의를 추구하는 것은 똑같다. 다만 중국은 아직 미국과 균형을 겨룰 정도의 세력은 아니다. 국제 질서가 다극화됐다고 보기 어렵고, 미국 주도의 질서가 유지되는 게 사실이다. 다만 이번 마두로 축출 작전을 두고 동맹국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린다. 여기까지 했으면 좋겠는데 덴마크령 그린란드까지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동맹국들 사이에선 ‘미국에 너무 의존하면 미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우리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 이때 대안으로 중국이 떠오를 수 있다.” -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면 북·미 대화도 재개될까. “북·미 대화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오는 4월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 전에 북·미 대화가 먼저 열리기는 어렵다. 중국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북한도 9차 당대회 준비로 여력이 없다.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뭔가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북·미 대화의 핵심은 ‘비핵화’라기보다는 ‘핵 감축’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핵무기 동결, 추가 생산 금지, 원자력기구 사찰, NPT(핵확산금지조약) 재가입 같은 내용이 논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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