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라키스 작성일 : 2019-09-17 20:25:26 조회수 : 392
국가 : 스페인 언어 : 한국어 자료 : 문화
출처 : 오마이뉴스
발행일 : 2019.09.17
원문링크 : http://star.ohmynews.com/NWS_Web/OhmyStar/at_pg.aspx?CNTN_CD=A0002570732&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FIBA 월드컵] 스페인 루비오, 평균 16.4득점으로 대회 MVP 수상 

 

지난 15일 중국에서 막을 내린 2019 농구월드컵의 최대 이슈는 역시 '미국의 몰락'이었다. 다소 불안한 전력 속에도 조별 리그 2라운드까지 5전 전승을 거둔 미국은 8강에서 2019년 NBA 올해의 수비수상에 빛나는 '에펠탑' 루디 고베어(유타 재즈)가 버틴 프랑스를 만나 79-89로 패했다. 미국은 5-6위 진출전에서도 세르비아에게 덜미를 잡히며 역대 최악의 성적에 해당하는 7위에 머물렀다.

5-6위 진출전에서 미국을 꺾으며 자존심을 세웠지만 대회 전부터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또 다른 우승후보로 꼽히던 세르비아 역시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했다. 8강에서 아르헨티나에게 87-97로 패한 세르비아는 5-6위 결정전에서 체코를 90-81로 꺾으며 간신히 체면치례를 했지만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기츠), 보그단 보그나노비치(새크라멘토 킹스) 같은 NBA리거들이 총출동한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에 그쳤다.

우승의 영광은 스페인이 차지했다. 스페인은 접전이 될 거란 예상과 달리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95-75로 가볍게 제압하며 2006년 일본 대회에 이어 역대 2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도 마크 가솔(토론토 랩터스)과 루디 페르난데스(레알 마드리드) 같은 전·현직 NBA리거들이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스페인을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차지한 선수는 이번 대회 평균 16.4득점 4.6리바운드 6.0어시스트를 기록한 포인트가드 리키 루비오(피닉스 선즈)였다.

베이징 올림픽 결승에서 NBA 올스타 가드 괴롭히던 스페인의 천재 가드
 

 스페인 남자 농구 대표팀은 15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 남자 농구 대표팀은 15일 중국 베이징 우커송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AP/연합뉴스

 
만14세의 어린 나이로 스페인 프로리그에 데뷔하며 '천재 선수'로 주목받은 루비오는 2006년 16세 이하 유럽 선수권과 2007년 18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스페인 농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8년 스페인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루비오는 최강팀을 구성한 미국과 결승에서 격돌했다. 참고로 당시 미국의 가드진은 제이슨 키드. 데런 윌리엄스, 그리고 크리스 폴(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이었다.

하지만 '겁없는 10대' 루비오는 코트를 마구 휘저으며 NBA 올스타로 구성된 미국의 가드진을 괴롭혔다. 비록 경기는 스페인의 107-118 패배로 끝났지만 루비오는 세계 농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강하게 각인 시켰다. 그리고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자신이 NBA 레벨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재능이라는 걸 증명한 루비오는 2009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NBA 무대에 문을 두드렸다.

루비오는 블레이크 그리핀(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키츠),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더마 드로잔(샌안토니오 스퍼스) 등을 배출한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 지명됐다. 지명 순서로는 7순위의 커리나 9순위의 드로잔, 17순위의 즈루 할러데이 등을 능가했을 정도로 뛰어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뛰어난 경험에 비해 실전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루비오는 미네소타의 지명을 받은 후 스페인으로 돌아가 2년 동안 활약했고 만 21세가 된 2011-2012 시즌에야 NBA 무대를 밟았다. 농구팬들은 '유럽의 매직존슨'이라 불리는 루비오가 NBA에서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지 기대했다. 하지만 루비오에게는 농구선수, 그리고 포인트가드로서 2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바로 잦은 부상과 떨어지는 슈팅능력이었다.

루비오는 무릎에 큰 부상을 당하면서 NBA 입성 후 첫 두 시즌 동안 무려 66경기에 결장했다. 게다가 루비오는 뛰어난 패스감각과 넓은 시야, 번뜩이는 수비에 비해 슈팅능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선수였다. 과거엔 슈팅이 부족한 포인트가드가 NBA에서 성공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외곽슛의 비중이 부쩍 커진 현대농구에서 3점슛을 던질 수 없는 포인트가드는 아무래도 활용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타에서 자신감 찾은 후 농구월드컵 통해 기량 만개

루비오는 올스타 빅맨 케빈 러브(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좋은 호흡을 맞췄던 2013-2014 시즌 9.5득점 4.2리바운드 8.6어시스트 2.3스틸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루비오의 파트너였던 러브는 2014년 여름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부름을 받아 클리블랜드로 떠났고 루비오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칼 앤서니 타운스, 앤드류 위긴스와 호흡을 맞췄다.

그러던 2017년 여름 탐 티보도 감독 부임 후 2번째 시즌을 맞은 미네소타는 제프 티그.지미 버틀러(마이애미 히트) 같은 올스타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루비오는 미네소타와 유타,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유타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미네소타 시절 한 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적이 없던 루비오에게 유타 이적은 좋은 기회가 됐다.

유타에서 도노반 미첼과 고베어 같은 좋은 동료들을 만난 루비오는 유타를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미네소타 시절에 비해 어시스트 수치는 다소 떨어졌지만 한결 나아진 외곽슛과 여전히 뛰어난 돌파력, 그리고 정확한 자유투 성공률을 앞세워 두 시즌 동안 13.1득점, 12.7득점이라는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과시했다. 무엇보다 유타에서의 두 시즌 동안 단 19경기 만 결장하며 부상 위험을 털어 버렸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2018-2019 시즌이 끝나고 스페인 대표팀의 일원으로 농구월드컵에 참가한 루비오는 가솔, 페르난데스 같은 반가운 동료들을 만나 베이징 올림픽을 연상케 하는 대활약으로 스페인을 월드컵 정상으로 이끌었다.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 20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비롯해 대회 기간 동안 16.4득점 4.6리바운드 6.0어시스트를 기록한 루비오는 이견이 없는 대회 MVP에 선정됐다.

유타에서 인상적인 두 시즌을 보내고 FA 자격을 얻은 루비오는 지난 7월 피닉스 선즈와 3년 5100만 달러(한화 약 600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피닉스는 지난 시즌 19승 63패의 성적으로 서부 컨퍼런스에서 독보적인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선수 구성을 보면 데빈 부커를 비롯해 디안드레 에이튼, T.J. 워렌, 켈리 우브레 같은 젊은 재능들이 즐비하다. 농구월드컵에서 고국을 우승으로 이끈 루비오는 이번 시즌 만년 하위권으로 처진 피닉스를 긴 터널에서 구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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